-지금은 핵실험장(길주군 풍계리)으로 유명해진 곳에 있었던 교회-
길주는 함경북도의 남쪽 끝부분에 있고, 서쪽으로는 함경남도, 서북쪽으로는 량강도와 맞닿아 있다.
길주는 오랫동안 여진의 지배를 받았는데 고려말기에 여진을 쫓아낸 뒤 ‘외적을 물리치고 살기좋게 된 고장’이라는 뜻으로 길주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 성진선교부의 전도로 세워진 교회 ▣
길주읍교회는 1897년에 세워졌다.
길주 남쪽에 김책시(金策市)가 있는데, 김책시의 원래 이름은 성진군(城津郡)이었다.
성진은 캐나다장로회의 선교부가 있었던 곳으로서, 함경북도 선교의 중심지였다.
길주에는 성진을 통해 복음이 들어갔다.
당시 그리어슨(R. Grierson: 具禮善) 선교사가 성진선교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이 분이 길주읍교회를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길주읍교회는 길주군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교회인데, 길주읍교회가 세워지고 이상하게 10년 동안은 다른 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다.
1908년에 길주군 동해면(東海面)에 용동(龍洞)교회와 창천(蒼田)교회와 불로(不老)교회가 설립되었다.
이 교회들은 박병수(朴丙壽) 전도인이 세웠는데 이 세 교회는 그 뒤에도 공동보조를 취했다. 이 세교회가 서로 힘을 합해서 전도목사를 세워 함경북도 지방에서 전도활동을 하게 했다. 그리고 세 교회가 장로 한 분을 세웠다.
이렇게 해서 세운 장로를 ‘합당(合堂)장로’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다른 교회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1938년 장로교주소록에는 용동교회의 이름만 나오는 것을 보면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교회였거나 하나로 합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길주군에는 이상하게 교회들이 많지 않았다.
1938년 장로교주소록을 보면 길주읍에 길주읍교회, 덕산면(德山面)에 금천(錦川)교회, 그리고 동해면에 용동교회, 이것이 전부이다.
▣ 담임자들 ▣
1910년대 후반에는 김영제(金永濟) 목사와 프록터(S. J. Proctor: 富綠道) 선교사가 길주교회를 담임했다.
김영제 목사는 ‘함경도 선교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분이다.
김 목사는 평양장로회신학교 제3회 졸업생인데(1910년), 처음에는 북간도 지역, 지금 연변지역에서 전도활동을 했다.
1912년에 함경노회가 조직될 때 초대노회장을 했고, 그 뒤에 주로 원산지역에서 목회하면서 한남노회장을 세 차례 지냈다.
길주읍교회는 1916년에서 1918년까지 담임했던 것 같다.
프록터 선교사는 캐나다장로회 선교사인데 1913년에 한국에 와서 성진선교부에 소속되어서 길주와 명천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이 분은 한국에 오래 머물지 않고 1930년 이전에 귀국했다.
1939년 경에 이춘식(李春植) 목사가 부임했다.
이춘식 목사가 길주읍교회를 담임하고 있을 때 장로가 네 분이 있었던 것을 보면 교회의 규모가 꽤 컸던 것 같다.
길주읍교회는 소속노회가 여러 번 바뀌었다.
1912년에 함경노회가 노직될 때는 함경노회에 속했고, 1917년에 함부고회와 함남교회가 갈라질 때는 함북노회에 속했다.
1925년에 함경도의 중간부분을 가지고 함중노회를 만들었다. 성진, 단천, 이원, 길주, 명천, 갑산, 삼수, 이런 곳들이 함중노회에 속했는데 길주읍교회는 이때부터 함중노회에 속했다.
▣ 풍계리로 유명해진 길주군 ▣
길주읍교회의 주소는 함경북도 길주군 길주읍 길남동(吉南洞)이었다.
길남동은 길주읍의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의 행정구역도 함경북도 길주군 길주읍 그대로이다.
길주는 교통이 아주 발달한 곳이다.
평라선이 통과하고, 백두청년선이 길주에서 시작된다.
평라선은 평양과 라진을 연결하는 중요한 철로이고, 백두청년선은 혜산선이라고도 하는데 길주에서 혜산을 연결하는 철로이다.
길주는 종이 공업과 목재가공업이 발달한 곳으로서 길주합판공장은 북한의 중요한 기업 가운데 하나이며, 길주임업단과대학은 임업부문의 일꾼들을 양성해 내는 명문 교육기관이다.
북한의 핵실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는 풍계리(豊溪里)가 바로 길주군에 속해 있다.
'무너진 제단을 찾아서 > 함경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11) 종성(鍾城)교회(함북) -현재의 온성군 종성로동자구에 있었던 교회- (1) | 2023.09.18 |
---|---|
(0106) 풍산군(豊山郡)의 교회들(함남) -풍산은 풍산개와 미전향장기수 이인모(李仁模)로 잘 알려진 곳- (1) | 2023.09.07 |
(0096) 무산(茂山)교회(함북) -지금 탈북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에 있었던 교회- (1) | 2023.08.24 |
(0091) 이원읍(利原邑)교회(함남) -그리어슨(具禮善) 선교사의 전도로 세워진 교회- (0) | 2023.08.16 |
(0086) 아오지(阿五地)교회(함북) -아오지탄광으로 악명 높은 곳에 교회가 있었다- (0) | 2023.08.08 |
댓글